세탁기 문짝 부여잡고 한숨 한번 쉬고, 빨래 바구니 발로 툭 차고 돌아섰다. 아니, 고장 나도 꼭 이렇게 빨래가 산더미일 때 고장 나더라.
집주인한테 연락했더니 전문가 부르면 돈 든다고 본인이 고쳐주겠다는 거다. 제발 그러지 말라고 속으로 외쳤지만, 이미 연장통 들고 오셨네. 한평생 공구라고는 만져본 적 없어 보이는 분이 유튜브 보면서 세탁기랑 씨름하는데, 어후, 내가 다 불안해.
결국 30분 뒤, 세탁기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고 집주인은 조용히 연장통을 챙겨서 돌아갔다. 내일 사람 부르겠다고. 덕분에 우리 집 세탁실은 물바다가 됐고, 내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갔다. 밴쿠버 라이프, 참 다이나믹하다 증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