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진짜 다 먹을 수 있긴 한 걸까. 친구랑 식비 아끼자고 코스트코 가서 렌틸콩 한 자루를 사 왔는데, 우리 둘 다 생각이 짧았다. 건강에도 좋고 싸니까 이득이라고 신나서 들고 왔는데, 부엌 한구석에 쌓아둔 걸 보니 숨이 턱 막히네.
한 번 삶아봤는데 아무 맛도 안 나고, 흙 퍼먹는 기분이라 다 버렸다. 룸메는 그 뒤로 렌틸콩 쳐다보지도 않음. 이걸로 카레를 해 먹으라는 레시피는 봤는데, 요리 한번 하자고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생겼다. 향신료는 또 언제 다 사냐고.
캐나다 물가에 굴복해서 아껴보려다 애물단지만 들였다. 그냥 햇반 사 먹을걸. 돈 몇 푼 아끼려다 정서적으로 가난해지는 기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