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메도우즈 강변 산책로, 가로등이 깜빡이는 길 모퉁이였어요.
어둠 속에서 부스럭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순간 심장이 쿵. 머릿속엔 온갖 곰 관련 다큐멘터리가 스쳐 지나가고. 아, 내 비즈니스는 이제 누가 돌보나, 렌트비는 어쩌나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죠. 유언장이라도 미리 써둘걸 그랬나 봐요.
조심스럽게 휴대폰 불빛을 비춰보니, 세상에. 통통한 너구리 한 마리가 팝콘 봉지를 뜯고 있더라고요. 그분과 저, 서로 1초간 정적이 흐른 뒤 각자 갈 길 갔습니다. 그분의 저녁 식사를 방해해서 제가 다 미안하고 부끄럽더라고요. 오늘 밤도 평화로운 피트 메도우즈입니다. 저 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