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히드 월마트 셀프 계산대 앞. 오늘따라 유난히 반짝이는 내 손에 들린 영수증. 이거 거의 성적표 수준 아니냐고. 세일하는 품목만 쏙쏙 골라 담고, 마지막엔 가격 비교 앱으로 프라이스 매치까지 야무지게 받아냈다. 직원이 와서 확인하는데 괜히 심장이 쫄깃. 혹시나 잘못 본 가격일까 봐. 근데 당당히 통과. 아, 이 짜릿함. 워홀러 2년 차, 이제 밴쿠버 물가와 완벽히 하나가 된 기분이다.
집에 가서 우리 집 댕댕이 간식부터 챙겨줘야지. 오늘은 엄마가 돈 아꼈으니까 특식이다. 소고기 육포 하나 더 얹어줄게. 이 맛에 돈 벌고, 이 맛에 아껴 쓴다. 텅장 속에서 피어나는 소소한 행복이랄까. 다들 오늘 저녁은 또 뭘 해먹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