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즈데일 스타벅스 2층 창가, 와이파이 신호 제일 약한 구석 자리에 앉아있다.
분명 사진 속의 방은 멀쩡했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집주인 분이 A4용지 3장을 꺼내셨다. 제목은 '우리집 생활수칙'. 샤워는 7분 컷, 밤 10시 이후 정수기 사용 금지, 주말에 친구 데려오려면 3일 전에 서면 보고. 하이라이트는 '냉장고 문은 5초 이상 열어두지 않기'였다.
내가 무슨 인공지능도 아니고, 5초 안에 뭘 꺼낼지 미리 스캔해야 하나. 그 와중에 집주인 분은 천사처럼 웃으며 "우리 가족같이 지내요" 하시는데, 내가 알던 가족의 의미와는 사뭇 다른 듯했다.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와 친척 이모에게 전화했다. "이모, 저 그냥 거실 바닥에서 살게요". 독립은 무슨. 내 주제에 무슨 독립이냐. 그냥 얌전히 얹혀살아야겠다. 커피가 유난히 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