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여기 도서관 셀프체크아웃은 원래 이렇게 어려운건가. 한국에선 눈 감고도 했는데.
친척집에만 콕 박혀있기 뭐해서 큰맘 먹고 버나비 도서관에 와봤거든. 지적인 도시 여성 코스프레 하려고 책도 한 권 딱 골랐지. 근데 이놈의 셀프체크아웃 기계가 날 안 도와주네. 한국 생각하고 당당하게 신용카드 넣었다가 기계가 성질내서 완전 당황했잖아. 빨간 불 번쩍이는데 내 얼굴도 같이 빨개짐. 혼자 거의 1분 동안 기계랑 싸운 듯.
주변 눈치 보면서 어쩔 줄 몰라 하는데 웬걸, 직원이 다가와서 스윗하게 도와주는 거 있지. 내 손에 쥐어진 라이브러리 카드를 가리키면서 찡긋 웃는데 심장이 쿵. 아, 이게 말로만 듣던 밴쿠버 스윗함인가. 6개월 차 짬바는 어디 가고 완전 신입으로 돌아간 기분이었지만, 그래도 설레는 건 어쩔 수 없나 봐. 책보다 그 직원 얼굴을 더 많이 본 것 같은 건 기분 탓이겠지. 내일 또 와야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