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걸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시작했던 걸까.
룸메랑 둘이 야심차게 안동찜닭을 해보자고 팔을 걷어붙였어. 근데 생각해 보니 우리 집엔 한국 간장이 똑 떨어진 거야. 급한 대로 동네 마트에서 제일 비슷하게 생긴 소이소스를 사 왔지. 병 모양도 그럴싸하고 색깔도 진해서 당연히 될 줄 알았어.
닭이랑 야채 넣고 신나게 졸였는데, 와. 한 입 먹어보는 순간 모든 환상이 깨졌어. 이건 찜닭이 아니라 무슨 데리야끼 소스에 절인 닭이더라고. 단맛만 미친듯이 나고 짠맛은 하나도 없는 정체불명의 요리가 탄생한 거지. 룸메랑 둘이 말없이 냄비만 쳐다보는데 진짜 허탈하더라.
결국 다 버리고 동네 베트남 식당 가서 쌀국수 한 그릇씩 시켰는데, 와 이게 이렇게 맛있을 일인가. 뜨끈한 국물 들어가니까 속이 확 풀리는 기분. 역시 사람은 가끔 새로운 시도도 좋지만 익숙한 맛이 최고인 것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