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U 써리 캠퍼스 앞 공원 벤치에 앉아있었음. 3개월 살면서 비 안 오는 흐린 날이 이렇게 소중할 줄이야. 큰맘 먹고 산 크루아상 한 입 먹으려는데 저 멀리서 거위 한 마리가 걸어오더라.
처음엔 신기해서 구경했지. 와 캐나다다 하면서. 근데 이놈 눈빛이 점점 싹 변하는 거임. 갑자기 푸드덕거리면서 달려드는데 와 진짜 공룡인 줄. 나도 모르게 소리 지르면서 뒷걸음질 치다가 손에 있던 크루아상 떨굼.
그걸 낼름 주워 먹고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뒤뚱뒤뚱 가는데 진짜 어이가 없어서. 아니 뺏어 먹었으면 미안한 척이라도 하든가. 너무 당당해서 화도 안 나고 그냥 헛웃음만 나옴. 캐나다에선 거위한테도 세금 뜯기는 기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