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님, 제 바지가 그렇게 궁금하셨습니까.
오랜만에 잡힌 화상 면접이라 나름 각잡고 준비했습니다. 셔츠 빳빳하게 다리고 넥타이까지 맸으니, 상체는 거의 뭐 KBS 뉴스 앵커였죠. 물론 하체는 평화 그 자체, 캐릭터 잠옷 바지였습니다.
면접 분위기 아주 좋았습니다. 질문도 예상 범위였고 제 대답도 순조로웠죠. 바로 그때, 이력서에 썼던 프로젝트 관련 자료를 보여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책상 옆 책장에 있었거든요. 네, 저는 아무 생각 없이 일어났습니다.
제 화면에 비친 제 모습과 면접관의 미묘한 표정 변화를 동시에 목격하고 말았습니다. 그 짧은 순간, 정적이 흘렀고 저는 조용히 다시 자리에 앉았습니다. 남은 면접 시간은 어떻게 흘러갔는지 기억도 안 나네요. 그냥 이불이나 차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