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쟤네는 무슨 작전회의를 저렇게 비장하게 하냐. 새벽에 알바 끝나고 터덜터덜 집에 오는데 저 멀리서 뭔가 막 꼼지락거리는 거야. 가까이 가보니까 너구리 한 네다섯 마리가 음식물 쓰레기통 하나를 둘러싸고 있더라. 완전 어벤져스급 포스였음.
한 놈은 망을 보고, 두 놈은 몸통 박치기를 하고, 제일 쪼끄만 놈은 위로 올라가려고 애쓰는데 계속 미끄러지는 거 있지. 진짜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풉 하고 웃음이 터졌네. 그 소리에 다들 얼음 돼서 나를 쳐다보는데 그 표정이 진짜 '뭘 봐, 인간' 이거였어.
결국 작전 실패했는지 우르르 숲 쪽으로 사라지는데 그 뒷모습이 왜 이렇게 짠하냐. 너네도 밴쿠버에서 먹고살기 힘들구나. 우리 힘내자. 담에 보면 츄르라도 하나 던져줄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