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와서 집 앞 약국으로 출동했다. 한국이었으면 '쌍화탕에 종합감기약 하나요' 하면 5초컷인데, 여긴 무슨 성분별, 증상별, 주야간용으로 약이 쫙 깔려있냐. 선택지가 너무 많아도 문제다 진짜.
한참을 약들 앞에서 명상하다가 결국 약사한테 갔다. 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콜드... 피버... 으으... 헤데이크...' 이랬더니 찰떡같이 알아듣고 하나를 추천해줬다. 역시 전문가는 다르구나 싶어 바로 사서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 약 먹고 좀 자고 일어났는데, 다음날 아침까지 정신을 못 차렸다. 약 케이스를 다시 보니 'Nighttime'이라고 떡하니 쓰여있네. 어쩐지 몽롱하더라. 덕분에 강아지 산책도 비몽사몽으로 다녀왔다. 댕댕이가 나를 보는 눈빛이 '이 인간 또 시작이네' 하는 것 같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