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몬드 세탁기, 내 2달러 어디감
리치몬드 렌트하우스 지하 세탁실, 꾸역꾸역 모은 2달러 동전을 먹고 입 싹 닫은 세탁기 앞에 서 있다. 화면엔 에러 코드인지 뭔지 모를 숫자만 깜빡거리고, 내 빨랫감들은 바구니 안에서 무언의 압박을 가한다.

집주인에게 문자를 보냈다. 한 시간 뒤에 온 답장. '기계를 옆으로 살짝 세게 쳐보세요.' 이게 말인가. 학생들한테 미적분 가르치는 내가, 지금 여기서 기계랑 물리적인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니. 몇 번 툭툭 쳐봤지만 세탁기는 요지부동. 내 2달러만 소화시켰을 뿐이다.

결국 축축한 지하를 벗어나 코인 런드리 가려고 나왔다. 이슬비 맞으면서 터덜터덜 걷는데, 이게 캐나다 라이프인가 싶어 현타가 제대로 온다. 내 시간, 내 돈, 내 축축한 양말.
ㄹㅊㅁㄷㄱㅅㅅ •views100comments3like
댓글 3
아... 그 기분 알죠. 저도 예전에 냉장고 고장나서 집주인이랑 일주일을 싸웠네요. 힘내세요
ㅂㅋ •
ㅋㅋㅋㅋㅋ 그거 발로 한 대 세게 차면 동전 뱉어낼 때 있던데
ㄷㅇ •
세탁기: '오늘 간식은 2달러 동전이었다'
ㅂ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