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바로 프라이빗 VIP 상영관이라는 건가?
다운타운 한복판 주차장에 세워둔 내 캠핑카 안에서 빗소리 들으며 빔프로젝터로 영화 한 편 때리고 났다. 밖은 비가 쏟아지는데 차 안은 히터 틀어서 훈훈하니 여기가 바로 무릉도원이다. 남들은 비 오면 축축해서 싫다지만 난 차 지붕 때리는 빗소리가 4D 효과음 같아서 오히려 몰입감 미쳤다.
한국에선 방구석 1열이었는데 여기선 다운타운 1열이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비 젖은 밴쿠버 야경이 웬만한 영화 배경보다 더 분위기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내 차를 힐끔거리는데 분명 저 안엔 누가 있길래 저렇게 힙한 조명이 나오나 궁금했을 거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데 그 사람들 이미 졌다고 본다.
영화 끝나고 시계 보니 새벽 1시가 넘었는데 빗소리가 ASMR처럼 깔리니 오늘 잠은 꿀잠 예약이다. 3개월 동안 고생도 많았지만 오늘 같은 밤이면 캠핑카 끌고 지구 끝까지도 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