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요, 혹시 파트너 정해진 건가요?
웨스트밴쿠버 커뮤니티 센터에서 열리는 비즈니스 영어 수업 첫날입니다. 캐나다 7년 차라 자신만만하게 중급반 등록했는데 교실 문 열자마자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수강생이 전부 제 룸메이트뻘 되는 20대 대학생들이네요.
오늘 주제가 '직장 내 갈등 해결' 롤플레이였습니다. 제가 상사 역할을 맡았는데 저도 모르게 한국식 부장님 빙의해서 훈계조로 나갔습니다. 상대방 학생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리는 걸 보고 아차 싶더군요. 분위기 수습하겠답시고 농담이라도 하려다 영어 단어가 생각이 안 나서 입만 벙긋거렸습니다.
순간 흐르는 정적에 제 얼굴은 홍당무가 됐고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기력 보충하려고 주머니에서 홍삼 스틱 꺼내려다 옆 사람하고 눈 마주쳐서 조용히 다시 넣었습니다. 끝나고 집에 가면 룸메이트한테 위로 좀 해달라고 해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