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 형이 거실 한복판에 텐트를 쳤다
써리 센트럴 역 근처 우리 집 거실, 햇빛 한 줌 안 들어오는 베이스먼트의 침침한 조명 아래다. 룸메이트 형이 갑자기 난방비를 아끼겠다며 거실 한복판에 1인용 난방 텐트를 설치했다. 집주인 아주머니가 알면 당장 쫓겨날 일인데 이 형은 세상 진지하다. 텐트 안에서 귤 까먹으면서 하루 종일 나오지를 않는다.

화장실 가려고 거실 지나갈 때마다 텐트 지퍼를 살짝 열고 손만 내밀어 흔드는데 그게 너무 킹받는다. 캐나다 유학 2년 차에 별별 꼴을 다 본다지만 이건 좀 신박하다. 나중에 이사 나갈 때 바닥에 텐트 자국 남아서 디파짓 까일까 봐 걱정되긴 하는데, 솔직히 저 안이 꽤 아늑해 보여서 부럽기도 하다. 나도 슬쩍 머리 들이밀고 넷플릭스나 같이 볼까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다음 주가 렌트비 내는 날인데 형은 텐트 성능 자랑하느라 정신없다. 이게 바로 밴쿠버 유학생의 리얼한 생존 본능인가 싶어서 피식 웃음이 나온다.
ㅆㄹㅂㅈㅁ •views107comments2like
댓글 2
텐트라니 상상도 못 했네요 난방비 아껴서 맛있는 거 사 드세요
ㅂㅋ •
저거 습기 차서 나중에 곰팡이 생기면 디파짓 다 날아간다 조심해라
ㄷ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