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운타운 안개 낀 거 보고 나만 쫄았냐
손님 구렛나루 정리하다가 창밖 보고 흠칫해서 바리깡 놓칠 뻔했음.

지금 다운타운 맞나 싶을 정도로 안개가 자욱한데 무슨 공포영화 촬영장인 줄 알았음. 2년 동안 밴쿠버 살면서 비 오는 건 지겹게 봤어도 이렇게 앞이 안 보이는 건 또 처음임. 좁아터진 고시원 방에서 탈출했다고 생각했는데 밖으로 나와도 안개 감옥에 갇힌 기분이라 숨이 턱턱 막힘.

저기 건너편에서 오는 사람이 사람인지 곰인지 구분이 안 가서 혼자 심장 부여잡고 있었음. 가까이서 보니 그냥 덩치 큰 외국인이었는데 검은 옷 입고 있어서 진짜 저승사자인 줄 알고 다리 풀릴 뻔함. 오늘따라 손님 머리카락은 왜 이렇게 안 잘리는지 내 손이 떨리는 건지 가위가 무딘 건지 모르겠음.

한국에 있는 남편한테 무섭다고 카톡이라도 보내고 싶은데 시차 계산하다가 머리 아파서 관둠. 날씨가 사람을 아주 들었다 놨다 하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집에 가고 싶어짐. 퇴근할 때 길 잃어버리면 누가 데리러 오나 걱정부터 앞섬.
ㄱㅇㅅㅉㄴ •views96comments3like
댓글 3
와 오늘 진짜 심하더라 무슨 미스트 영화 찍는 줄 알았어 창문 열었다가 바로 닫음
ㅂㅋ •
거기 어딘지 알 거 같음 나도 아까 걷다가 전봇대랑 인사할 뻔했어 조심해서 다녀
ㄹㅇ •
퇴근길 조심하세요 이런 날은 일찍 들어가서 전기장판 켜고 귤 까먹는 게 답입니다
ㄷ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