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먼드 기숙사 구석진 침대 위, 노트북 쿨러 돌아가는 소리만 요란하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특가 떴다는 무선 이어폰 하나 건져보겠다고 새로고침만 백 번 눌렀다. 50퍼센트 할인 문구 보고 심장이 뛰었는데 결제창 넘어가니까 배송비랑 텍스 붙어서 원래 가격이랑 별 차이가 없다. 캐나다 배송비는 뭐 비행기 좌석 하나 차지하고 오나 보다.
열받아서 창 끄고 한국 마트 앱 켜서 라면이라도 살까 했는데 5개 묶음 가격 보고 조용히 홈 버튼 눌렀다. 휴학생 신분에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쇼핑을 하려 했는지 모르겠다. 통장 잔고는 다이어트 중인데 밴쿠버 물가는 벌크업 중이다. 한국 가면 다이소부터 털어야지 여긴 뭐 하나 사려면 손이 벌벌 떨린다. 배는 고프고 돈은 아껴야 하고 그냥 물이나 한 잔 마시고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