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타운 도서관 2층 열람실 구석, 책상 위에 널브러진 프린트물 뭉치들. 오늘 드디어 내가 야심 차게 준비한 K-드라마 대사로 한국어 가르치기 수업하는 날이야. 지난주에 학생이 사랑의 불시착 보고 와서 리정혁 동무 말투 쓰고 다니길래 아예 작정하고 대본 뽑아왔거든.
캐나다 온 지 1년 만에 튜터로서 뭔가 제대로 된 커리큘럼 짠 거 같아서 뿌듯함이 밀려오네. 사실 나도 영어 공부할 때 미드 보면서 쉐도잉 했던 기억 살려서 준비했는데 학생이 이거 보고 어떤 반응 보일지 벌써부터 기대돼서 심장이 두근거려. 아침부터 스벅 벤티 사이즈 들이키면서 대본에 밑줄 긋고 있는데 옆에서 보면 무슨 사법고시 준비하는 줄 알겠어. 오늘 수업 성공하면 다음엔 오징어 게임으로 넘어갈 생각이야. 여기서 자리 잡고 내 밥벌이 내가 척척 해내는 것 같아서 오늘따라 내 자신이 좀 멋져 보이네. 다들 오늘 하루 힘차게 시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