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버스는 나를 버리고
정류장에 서 있었는데 버스가 그냥 지나갔다 내가 너무 작아 보였나 아니면 비에 젖어서 투명해졌나 잠시 진지하게 고민했다 손을 흔들 타이밍을 놓친 내 탓이겠지만 야속한 빨간 불빛이 멀어지는 걸 보니 힘이 쭉 빠진다

이 동네 배차 간격은 정말이지 인내심 테스트 수준이다 다음 차 기다리다간 비 맞은 생쥐 꼴로 얼어 죽을 것 같아서 결국 우버를 켰다 금액을 확인하는 순간 오늘 스시집에서 영혼 갈아 넣으며 받은 팁이 공중분해되는 걸 목격했다 내 노동의 대가가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지다니

집에서 기다릴 댕댕이 생각에 결제 버튼을 누르긴 했지만 손이 벌벌 떨렸다 창밖으로 흐르는 빗물을 보는데 내 눈에서도 뭐가 흐르는 것 같다 내일도 오픈 조인데 벌써부터 집에 가고 싶다
ㅅㅅㅇㅈ •views123comments3like
댓글 3
거기 버스 진짜 밀당 심하더라 나도 몇 번 당하고 그냥 포기했어
ㅍㄹ •
우버비 보면 진짜 현타 오죠 오늘 하루 고생 많으셨어요 푹 쉬세요
ㅁㅇ •
강아지 밥값 벌러 나갔다가 차비로 다 쓰는 그 기분 내가 알지
ㄱ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