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비 커뮤니티 센터 새벽 영어반에 등록했다. 카페 오픈 전에 부지런 좀 떨어보려고 했는데 역시 내 의지력은 믿을 게 못 된다. 환불 기간 지났길래 아까워서 눈 비비고 나갔다. 강의실 문을 열자마자 당황했다. 수강생이 전부 지긋하신 어르신들이다. 본의 아니게 내가 이 구역의 막내이자 귀염둥이가 되어버렸다.
자기소개 시간에 카페 운영한다고 했더니 옆자리 할머니가 눈을 반짝이시며 믹스커피 맛있게 타는 법을 물어보신다. 에스프레소 머신 쓴다고 차마 말 못 하고 물 조절이 생명이라고 얼버무렸다. 파트너와 프리토킹 시간인데 내가 단어를 못 찾아서 끙끙대니까 할머니는 내가 생각이 깊어서 신중하게 말 고르는 줄 아신다. 덕분에 사려 깊은 동양인 청년 이미지를 공짜로 얻었다.
수업 끝나고 나오는데 할머니가 주머니에서 홍삼 캔디 하나 쥐어주셨다. 이거 먹고 힘내서 커피 팔라고 하시는데 묘하게 뭉클하다. 학교 다닐 때도 안 챙겨 먹던 아침을 여기서 홍삼 캔디로 챙기네. 입안에서 퍼지는 쌉쌀한 맛이 오늘따라 달달하게 느껴진다. 가게 가면 메뉴판 정독이나 다시 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