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퀴틀람 세이프웨이 냉동식품 코너 5번째 칸 유리문 앞이야.
오늘 저녁은 간단하게 때우려고 냉동 피자 하나 집으려다가 가격표 보고 그대로 얼음 됐어. 무슨 밀가루 덩어리가 내 시급보다 비싸냐고. 4년 동안 여기서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기분이라 이제는 가격표 볼 때마다 뒷목이 뻐근해.
분명 저번 주 전단지에서는 세일한다고 봤는데 날짜 착각해서 정가 주고 살 뻔했네. 내 정신머리는 어디다 두고 다니는지 모르겠어. 옆에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카트 한가득 장 보는 거 보니까 괜히 더 비교되고 초라해지는 기분이야. 집에 있는 고등어 냥이 밥값은 안 아까운데 내 입에 들어가는 건 왜 이렇게 손이 떨리는지 모르겠음.
결국 제일 싼 식빵이랑 우유만 들고 계산대로 향하는데 셀프 계산대 줄은 또 왜 이렇게 긴 거야. 다들 돈 쓰러 와서 표정은 왜 나처럼 썩어있는지 웃기지도 않아. 봉투값 5센트 아까워서 패딩 주머니에 꾸역꾸역 쑤셔 넣고 나오는데 현타 제대로 오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