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줄 꽉 잡고 버티는데 우리 집 댕댕이가 갑자기 벤치에 앉은 할머니한테 꼬리 흔들며 돌진함. 말릴 새도 없이 할머니 무릎에 턱 괴고 애교 부리는데 식은땀이 줄줄 나더라. 죄송하다고 연신 사과하는데 할머니가 웃으면서 가방에서 직접 구운 쿠키를 꺼내 주심. 이거 완전 그린라이트 아니냐.
알고 보니 은퇴하고 심심하셨던 전직 선생님이셨음. 나 튜터 한다니까 눈빛 초롱초롱해지시더니 본인 손녀도 한국 문화 좋아한다고 폭풍 수다 시작됨. 영어 듣기 평가하는 기분이었지만 리액션 기계처럼 고개 끄덕였더니 칭찬받음. 오늘따라 내 영어 발음 좀 굴러가는 것 같아서 내심 뿌듯했음.
헤어질 때 매주 산책 시간 맞춰서 만나기로 약속까지 잡음. 노스밴쿠버 2년 차에 드디어 현지인 랜선 친구 말고 진짜 동네 친구 생김. 날씨는 흐린데 기분은 완전 맑음임. 댕댕이 덕분에 인싸 되는 거 시간문제인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