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퀴틀람 역 근처 벤치에서 청승 떨다 왔어
버퀴틀람 역 근처 벤치에 앉아서 분위기 좀 잡아보려다가 엉덩이만 시려워서 일어났다

휴학하고 캐나다 온 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 늘어난 건 영어 실력이 아니라 뱃살과 눈치뿐인 것 같다

하늘이 잔뜩 흐려서 그런지 내 미래만큼이나 뿌옇게 보이는데 이게 날씨 탓인지 기분 탓인지 헷갈린다

지나가는 까마귀가 나를 보고 깍깍거리길래 내 신세가 처량해서 같이 울어줄 뻔했다

집에서 나만 기다릴 고양이 솜이 생각에 일찍 들어가야지 싶다가도 막상 들어가면 적막함이 싫어서 자꾸 밖을 서성이게 된다

공원 산책이라도 하면 기분이 나아질까 싶었는데 쌀쌀한 바람이 뼈마디를 때리는 기분이라 서러움만 더해진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은 다들 취업하고 승진하고 바쁘게 사는데 나만 여기서 시간이 멈춘 것 같아 우울하다

오늘따라 유난히 회색빛 하늘이 원망스럽고 센치해지는 밤이다

집에 가서 솜이 뱃살이나 만지면서 힐링해야지 별수 있나
ㅂㅋㅂㅉㄱㄹ •views98comments2like
댓글 2
날씨 탓하지 마요 저도 오늘 하루 종일 이불 밖으로 안 나갔음 이불 밖은 위험해요
ㅍㄹ •
뱃살은 캐나다 오면 기본 옵션으로 장착되는 거 아닌가요 저도 숨쉬기 운동만 열심히 하는 중입니다
ㅂ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