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 구석 조그만 책상 위, 웅웅거리는 노트북 팬 소리가 들리는 이 순간
워홀 6개월 차가 되니 이제 슬슬 세금 신고 준비를 해야겠다는 기특한 생각이 들어서 CRA 사이트를 켰어
근데 로그인부터 난관이야
보안 질문이 내 첫 번째 반려동물 이름이라는데 도무지 기억이 안 나는 거야
뽀삐도 아니고 초코도 아니고 해피도 아니래
옆에서 룸메는 니 기억력 실화냐며 배 잡고 구르고 있고 난 식은땀이 줄줄 흘렀지
계정 잠기기 직전에 퍼뜩 스쳐 지나가는 이름이 있어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뚱땡이라고 쳤더니 로그인이 딱 되네
아니 세상에 내가 키우던 햄스터 별명을 보안 질문 정답으로 해놨을 줄이야
로그인 성공 화면 뜨자마자 룸메랑 하이파이브 하고 난리 쳤어
이게 뭐라고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드는지 모르겠네
내일은 이 기세를 몰아서 비자 연장 신청 서류도 다시 한번 훑어봐야겠어
캐나다 행정 처리는 기다림의 미학이라지만 준비된 자에게 복이 있나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