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퀴틀람 역 앞 횡단보도 신호등 아래, 우리집 댕댕이가 바닥에 붙은 젖은 낙엽이랑 사투를 벌이고 있었어
옆에 롱패딩 입은 어떤 외국인 언니가 서 있었는데 갑자기 내 강아지를 보더니 입을 틀어막는 거임. 오마이갓 쏘 큐트 어쩌구 하면서 폭풍 칭찬을 쏟아내는데 스시집 알바 1년 차 짬바로서 자동반사 리액션 기계 모드 발동함. 땡큐 히 이즈 베리 프렌들리, 쉬 이즈 어 걸 등등 아는 영어 총동원해서 대답했지
근데 그 언니가 갑자기 가방에서 주섬주섬 뭘 꺼내는데 강아지 간식인 거야. 알고 보니 그 언니도 집에 리트리버 키우는 프로 집사였던 거임. 덕분에 우리 댕댕이는 아침부터 횡재했고 나도 스몰톡 지옥인 줄 알았다가 훈훈하게 마무리함. 이 동네는 강아지 하나로 위아 더 월드 되는 게 참 신기해. 나중에 또 마주치면 그땐 내가 먼저 왓츠 유어 도기 네임 물어봐야지. 밴쿠버 사람들 강아지에 진심인 거 인정해줘야 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