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마감 후 카운터 구석, 식어버린 아메리카노 한 잔 앞에 두고 앉았습니다. 서랍 정리하다 5년 전 코퀴틀람 도서관 ESL 수업 때 쓴 공책이 툭 튀어나오네요.
그때는 영어 못 알아들어서 선생님이 농담하면 눈치껏 따라 웃기 바빴는데 지금은 진상 손님 영어는 기가 막히게 들립니다. 생존형 리스닝이랄까요. 노트 귀퉁이에 '카페 사장이 꿈이다'라고 적혀 있는 걸 보니 기분이 묘합니다. 꿈은 이뤘는데 통장은 왜 그대로인지 의문이네요.
무릎 위로 올라온 고양이 녀석이 골골송을 부르며 위로해 주는 것 같습니다. 영어 공부 다시 시작해야지 다짐만 오백 번째인데 내일은 진짜 책이라도 펴봐야겠습니다. 센치해지는 밤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