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앱 켜는 게 요즘 내 유일한 낙이야. 밴쿠버 월세 미친 거 알면서도 자꾸만 찾아보게 돼. 코퀴틀람 하우스 1층살이 5년 차인데 시부모님과 함께 사는 건 월세 아끼고 생활비 굳어서 좋긴 한데 가끔은 나만의 공간이 너무 절실해.
아까 빨래 개다가 신나서 걸그룹 춤 한번 췄는데 방문 열려있던 거 깜빡했지 뭐야. 물 드시러 나오신 아버님이랑 눈 딱 마주치고 정적 흐르는데 진짜 쥐구멍 찾고 싶더라. 2층에서 쿵쿵거리는 발소리 들릴 때마다 눈치 보이고 밤늦게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조차 조심스러워.
창밖은 흐리고 쌀쌀한데 내 마음도 흐림이야. 렌트비 아끼는 대신 내 자유를 판 기분이랄까. 독립하고 싶어서 남편 꼬셔보려다가 텅 빈 통장 잔고 보고 조용히 마음 접었어. 그냥 이 방에서 가구 배치나 다시 바꿔야겠다. 다들 시집살이 아니 얹혀살이 어떻게 버티나 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