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회신 버튼은 직장인의 영혼을 파괴하기 위해 존재하는 걸까요
방금 부서 전체 공지 메일에다가 룸메이트한테 보낼 내용을 실수로 답장했습니다 오늘 저녁에 김치찌개 남은 거 있냐고 물어봤거든요 룸메가 점심 도시락을 안 싸줘서 배가 고팠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여기 캐나다 온 지 1년 차인데 아직도 아웃룩이랑 낯을 가리네요 브래드 매니저가 지나가면서 킴취 스튜 파티는 언제냐고 윙크하며 묻는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영어를 못 알아듣는 척하고 싶었습니다
나이 마흔 넘어서 룸메랑 사는 것도 서러운데 회사 전체에 제 저녁 메뉴와 궁핍함을 강제 공개하다니 이게 무슨 시트콤인가요 그와중에 동료 제이슨은 자기도 초대해달라는데 진심인지 놀리는 건지 구분이 안 갑니다
그냥 계정이 해킹당했다고 우겨볼까요 아니면 이것도 스몰토크의 일종이라고 우겨야 하나요 오늘따라 모니터 화면이 유난히 흐릿해 보이고 퇴근 시간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