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전단지 앱만 3시간째 새로고침 하는 내 집념이 참 대단하다. 친구 집에 얹혀사는 쭈구리 휴학생 신분이라 식비라도 아껴보려고 이러고 있음. 코퀴틀람 구석탱이 방에서 폰만 쳐다보고 있으니 눈알이 다 빠질 지경임.
어제 낮에 마트에서 삼겹살 세일하길래 신나서 두 팩 집어왔는데, 집에 와서 영수증 보니까 쌈장 샀고 파채 샀고 쌈채소 사느라 고깃값을 가뿐히 넘겨버렸더라.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옛말은 단 하나도 틀린 게 없음.
차라리 로히드 몰 가서 든든하게 한 끼 사 먹는 게 훨씬 싸게 먹혔을 거다. 냉장고 구석에 덩그러니 놓인 쌈장 통을 보니 갑자기 현타가 밀려와서 천장만 멍하니 쳐다보고 있음. 캐나다 2년 차면 짬바가 생길 줄 알았는데 마트 물가 앞에서는 여전히 한없이 작아지는 기분이다. 텅 빈 통장 잔고처럼 내 마음도 헛헛해지는 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