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반납기에 체크카드 꽂아본 사람
도서관 무인 반납기 입구에 책 대신 내 체크카드를 아주 자연스럽게 밀어 넣고 있었어.

뒤에서 헛기침 소리가 들려서 돌아보니까 웬 키 큰 캐네디언 할아버지가 동공 지진 난 표정으로 쳐다보시더라.

순간 얼굴이 군고구마처럼 달아올라서 쏘리 쏘리만 무한 반복하면서 도망치듯 빠져나왔지 뭐람.

오프 날이라 모처럼 써리 센트럴 도서관 가서 교양 좀 쌓고 오려고 했는데 영혼만 털리고 왔네.

매일 스시집 알바하면서 롤만 말다가 오랜만에 문화생활이라는 걸 하려니까 뇌가 잠시 로그아웃 했나 봐.

그 와중에 야무지게 챙겨온 책은 하필이면 5세용 동물 팝업북이야.

자려고 누웠다가 그때 생각나서 이불킥 하느라 잠 다 깨버렸네.

캐나다 온 지 이제 3개월인데 나 왜 이렇게 뚝딱거리는 건지 진짜 부끄러워 죽겠어.

당장 내일 반납하러 다시 가야 하는데 그 할아버지 또 마주칠까 봐 지금부터 수치심이 밀려와.
ㅆㄹㅊㅂ •views115comments3like
댓글 3
반납기에서 결제 승인되었습니다 소리 났으면 진짜 레전드인데 너무 아쉽다
ㄷㅍ •
원래 3개월 차에는 숨만 쉬어도 잔실수 많이 하는 시기니까 너무 이불 차지 마세요
ㅇㅂ •
할아버지 속으로 요즘 젊은이들은 책 대신 플라스틱 카드를 읽나 진지하게 고민하셨을 듯
ㄷ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