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가 내 이력서 보더니 씩 웃는 건 내일부터 당장 출근하라는 뜻이겠지?"
다운타운 한복판에 있는 엄청 힙한 카페에 이력서 들이밀고 왔어. 영어로 자기소개 준비한 거 속사포로 랩하듯이 쏟아냈거든. 매니저가 내 영어 듣더니 살짝 당황한 표정이긴 했는데 내 열정에 반한 게 틀림없어. 분명 눈빛이 촉촉해졌다고.
사실 캐나다 온 지 6개월이나 지났는데 맨날 집에서 넷플릭스만 보다가 드디어 제대로 된 알바 구하는 거라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 면접관이 커피 머신 다룰 줄 아냐고 묻길래 집에서 카누는 기가 막히게 탄다고 대답했어. 나름 센스 있는 조크였다고 자부해. 매니저도 빵 터졌거든.
이제 팁 두둑하게 받아서 렌트비 내고 남는 돈으로 랍슨 거리에서 쇼핑할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입꼬리가 안 내려가. 내일 합격 전화 오면 바로 앞치마 두르고 출근할 준비 끝났어. 밴쿠버 바리스타의 삶, 제법 기대가 된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