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산책하다가 제사 지낼 뻔한 후기
포코 코스트코 뒷편 산책로 입구, 이끼 덮인 나무 벤치 맨 끝자리. 고깃집 알바 냄새 싹 씻어내고 젖은 머리 대충 묶고 나왔어. 룸메는 이미 기절해서 딥슬립 중이길래 나홀로 조용히 탈출 성공.

이어폰 끼려는데 풀숲에서 부스럭 소리 나길래 진짜 곰인 줄 알고 영혼 가출할 뻔했잖아. 숨 참고 동상처럼 굳어있는데 웬 오동통한 라쿤 두 마리가 궁디 씰룩거리며 지나가더라. 캐나다 3개월 차 뉴비 오늘 제사 지낼 뻔.

근데 쫄았던 거 풀리니까 갑자기 밤공기가 미치도록 상쾌한 거 있지. 구름 살짝 껴서 스산한데 6도 언저리 쌀쌀한 바람 뺨에 닿으니까 고기 굽느라 쩔었던 피로가 싹 날아가. 라쿤 궁디 감상하다가 뜻밖의 힐링하고 들어간다. 이제 꿀잠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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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곰인 줄 알고 굳어버린 거 상상하니까 빵 터졌어요 저도 저번주에 길에서 스컹크 보고 그대로 얼음 됐잖아요
ㄷㅍ •
라쿤들 은근히 치명적인 뒤태 자랑하면서 걸어감 고기 냄새 빼는 데는 역시 새벽 공기가 짱이지 푹 쉬어
ㅇㅇ •
알바 끝나고 마시는 쌀쌀한 공기가 제일 달달하죠 감기 안 걸리게 겉옷 잘 챙겨 입고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ㅂ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