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코 코스트코 뒷편 산책로 입구, 이끼 덮인 나무 벤치 맨 끝자리. 고깃집 알바 냄새 싹 씻어내고 젖은 머리 대충 묶고 나왔어. 룸메는 이미 기절해서 딥슬립 중이길래 나홀로 조용히 탈출 성공.
이어폰 끼려는데 풀숲에서 부스럭 소리 나길래 진짜 곰인 줄 알고 영혼 가출할 뻔했잖아. 숨 참고 동상처럼 굳어있는데 웬 오동통한 라쿤 두 마리가 궁디 씰룩거리며 지나가더라. 캐나다 3개월 차 뉴비 오늘 제사 지낼 뻔.
근데 쫄았던 거 풀리니까 갑자기 밤공기가 미치도록 상쾌한 거 있지. 구름 살짝 껴서 스산한데 6도 언저리 쌀쌀한 바람 뺨에 닿으니까 고기 굽느라 쩔었던 피로가 싹 날아가. 라쿤 궁디 감상하다가 뜻밖의 힐링하고 들어간다. 이제 꿀잠 예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