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첫 손님부터 아주 대형 사고를 쳤다. 단골 손님이 자리에 앉자마자 아임 필링 어 빗 블루 투데이 하길래 속으로 아 오늘 파란색으로 염색하고 싶구나 생각했지. 밴쿠버 5년차 짬바 발동해서 아주 자신 있게 파란색 염색 차트를 얼굴에 들이밀었다.
손님 눈동자가 지진 난 것처럼 흔들리더라. 옆에 있던 캐네디언 동료가 하얗게 질려서 달려왔어. 기분이 우울하다는 뜻인데 진짜 머리를 파란색으로 칠해버릴 뻔한 거임. 동료가 재빨리 수습하고 나는 뻘쭘해서 구석에서 수건만 미친듯이 개고 있다.
집이 샵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데 지금 당장 뛰쳐나가서 이불 속으로 다이빙하고 싶음. 와이프한테 카톡으로 하소연했더니 쿨하게 밴쿠버에 블루클럽 차리냐고 답장 오네. 아마존에 쥐구멍 당일배송 되는지 검색이나 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