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950불짜리 화장실 웨이팅 1번 대기자
월세 950불 내고 얻은 거실 쉐어룸에서 눈을 뜬 지 정확히 40분 지났다. 내 앞의 화장실 문은 아까부터 굳게 닫혀있다.

안에서 들리는 팝송 소리가 내 방광을 자극한다. 브라질에서 온 룸메이트는 아침마다 화장실에서 단독 콘서트를 여는 습관이 있다. 노크를 두 번 해봤지만 샤워기 물소리에 완벽하게 묻혔다.

6개월 차 워홀러의 아침은 이렇게 또 고난과 함께 시작된다. 어제 사둔 냉장고 속 식빵은 이미 말라비틀어졌고 내 워홀 생활도 같이 건조해지는 기분이다. 캐나다 오면 매일 아침 여유롭게 브런치 먹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화장실 웨이팅 1번 대기자 신세다.

오늘따라 로히드 밖은 맑은데 내 속은 까맣게 타들어간다. 그냥 돈 좀 더 주고 화장실 딸린 방으로 갈걸. 매달 300불 아끼려다가 인내심 테스트만 오지게 하는 중이다. 슬슬 한계가 오는데 근처 상가 화장실로 냅다 뛰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ㅂㄱㅇㅇㅈㅈ •1063
댓글 3
그거 콘서트 끝날 때쯤 앵콜도 하니까 빨리 상가로 뛰어가시는 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ㅍㄹ •
이쯤 되면 그냥 페트병 하나 구해서 방에서 해결하는 게 진정한 생존법이지
ㄷㅍ •
거실 쉐어의 묘미를 제대로 느끼고 계시네요. 팀홀튼까지 뛰어가다 대참사 날 수 있으니 걸음걸이 조심하세요
ㄹ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