밋업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한테 반갑게 인사하며 볼뽀뽀를 하려다 박치기를 해버렸어. 나름 서양 문화에 적응했다고 생각해서 자연스럽게 다가갔는데 상대방은 그냥 악수하려고 손을 뻗고 있었던 거지. 순간 정적이 흐르고 서로 이마를 문지르면서 어색하게 웃는데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더라.
친척 집에서 지낸지 3개월차라 슬슬 동네 친구 좀 만들어보려고 버나비 도서관에서 하는 언어 교환 모임에 나간 거였거든. K드라마 얘기하면서 분위기 좋았는데 마지막 인사에서 이렇게 큰 스케일로 망칠 줄은 몰랐네.
그 친구가 당황하면서 자기는 프렌치 캐네디언이 아니라서 비즈는 안 한다고 농담을 던져줬는데 나는 얼굴이 홍당무가 돼서 땡큐쏘머치만 세 번 외치고 도망치듯 빠져나왔어. 집에 오는 길에 스카이트레인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는데 아직도 이마가 빨갛게 달아올라 있더라. 다음 주 모임에 철판 깔고 다시 나가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 중이야. 다들 처음 외국인 친구 사귈 때 이런 흑역사 하나씩은 생성하는 거 맞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