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아직도 취업 안 했어?"
아침부터 날아온 카톡 한 통에 말문이 턱 막혔어. 리치먼드 도서관 구석에 처박혀서 멍 때리다가 문득 내 처지가 너무 어이없는 거 있지. 4년 내내 과제랑 시험에 치여 살 때는 학위만 받으면 내 세상이 올 줄 알았어. 근데 현실은 텅 빈 레주메 창 띄워놓고 깜빡이는 커서만 멍하니 바라보는 중이야.
어제는 큰맘 먹고 링크드인 앱 켰다가 현타 제대로 맞았잖아. 같이 튜터링 스터디하던 애들은 벌써 취직했다고 업데이트 쫙쫙 올라오는데, 내 타임라인만 시공간이 멈춘 기분이랄까. 학교 다닐 때 코업이라도 억지로 해둘걸 그랬나 봐. 맨날 혼자 인디드만 뒤적거리고 있으니까 의욕은 커녕 몸만 축축 처지네.
점심시간 다 되어가는데 밥 생각도 없고 그냥 이불 덮고 눕고만 싶다. 오늘 지원서 3개 넣기로 한 나와의 굳은 약속은 일단 내일의 나에게 토스해야겠어. 이 막막한 시기 다들 어떻게 멘탈 잡고 버텼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