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대 포스기를 끄기도 전에 세일 마감 5분 전 알람이 울려서 허겁지겁 결제 버튼부터 눌렀어요. 며칠 전부터 장바구니에 고이 모셔두었던 대용량 두루마리 휴지와 세탁 세제를 드디어 반값에 겟했답니다.
메이플 릿지에서 가게 딸린 작은 방에 지내다 보니 짐 쟁여둘 곳도 마땅치 않은데 막상 폭탄 세일 앞에서는 저절로 공간 창출의 마법사가 되더라고요. 캐나다 이민 온 지 이제 딱 1년 차인데 영어 늘어나는 속도보다 전단지 앱이랑 눈치싸움 하는 스킬만 먼저 만렙을 찍어버렸네요.
평소에는 복잡한 영어 안내문만 보면 갑자기 눈이 침침해지는데 할인이나 원플러스원 같은 단어는 파파고보다 더 빠르게 번역해내는 제 뇌 구조가 참 신기해요. 쿠폰에 프라이스 매치까지 야무지게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결제 금액 깎아내렸더니 오늘 하루 피로가 싹 날아가는 기분이네요.
이렇게 푼돈 아낀 걸로 내일 아침에는 제 자신에게 조금 비싼 라떼 한 잔 조공 바쳐야겠어요. 빗소리 들으면서 믹스커피 대신 카페인 수혈할 생각하니 벌써부터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다들 평안한 저녁 보내시길 바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