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놈이 갑자기 고기를 구워준 진짜 이유
3시간 연강 탓에 영혼까지 털린 상태로 포코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평소엔 더럽게 안 오던 버스가 오늘은 웬일로 바로 와서 기분 좋게 창밖 보면서 멍 때리고 있었음.

마침 같이 사는 룸메놈이 저녁에 고기 굽는다고 빨리 오라고 카톡을 보내더라. 평소엔 설거지 짬처리하려고 부르는데 오늘은 냄새부터가 찐이라서 가방 던지고 식탁에 앉았음.

집에 오니까 밖에 눈도 꽤 쌓이던데 방 안은 후끈하고 삼겹살 기름 냄새 싹 도니까 살짝 힐링되더라. 유학 온 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사람 사는 집 같아서 순간 코끝이 찡해질 뻔했음.

근데 고기 다 먹고 나니까 이놈이 슬그머니 내일 자기 전공 과제 피드백 좀 해달라고 하네. 어쩐지 오늘따라 고기를 직접 구워주더라니. 그래도 배부르고 등 따시니까 기분 좋게 넘어가 주기로 했다. 룸메놈 덕분에 오늘 저녁은 꽤 훈훈했음.
ㅍㅋㄴㄱㄹ •1163
댓글 3
자본주의가 낳은 훈훈함이네요 고기값은 과제 대행비 치고는 싸게 먹힌 듯
ㄹㄹ •
원래 이유 없이 고기 사주는 사람은 없는 법이다 앞으로는 합리적 의심부터 해라
ㄷㅍ •
눈 오는 날 삼겹살 냄새는 못 참죠 그래도 타지에서 저렇게 비빌 언덕이 있다는 게 복입니다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