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밖에 간판 날아다니는데요."
손님이 무심하게 툭 던진 한마디에 제 멘탈도 같이 날아갔네요. 창밖을 보니 저희 카페 입간판이 도로 한가운데서 탭댄스를 추고 있더라고요.
메이플 릿지 정착 2년 차. 1층에서 장사하고 2층에서 자는 삶이 나름 로맨틱할 줄 알았거든요. 현실은 햇살은 쨍쨍한데 칼바람이 뺨을 때리는 6도씨의 기묘한 날씨와 싸우는 노동자일 뿐이네요.
패딩 주워 입고 헐레벌떡 뛰어나가서 간판 부여잡고 오는데 현타가 씨게 오더라고요. 남편이라는 양반은 2층에서 낮잠 자고 있고 저 혼자 길거리에서 간판이랑 왈츠를 추고 있으니까요.
가게 들어와서 따뜻한 라떼 한잔 마시는데 영혼이 가출한 기분입니다. 이놈의 동네는 해가 떠도 방심하면 안 된다는 걸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낍니다. 남은 오후 장사 다 접고 그냥 2층 올라가서 전기장판과 물아일체 되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