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순두부찌개 뚝배기 나르다가 내 엄지손가락까지 같이 구워버렸다. 코퀴틀람 한인식당 3개월차 알바생의 하루는 이렇게 또 비참하게 마무리된다.
주방 이모가 한숨을 푹푹 쉬면서 화상 연고 발라주시는데 진짜 그대로 앞치마 벗고 도망치고 싶더라. 영어 좀 써보겠다고 캐나다까지 날아왔는데 늘어나는 건 눈치 9단이랑 손등 화상 흉터뿐이네. 심지어 오늘따라 진상 손님도 많아서 팁도 박살 나버렸고 내 멘탈도 같이 갈려나갔다.
월세 좀 아껴보겠다고 룸메랑 교대 근무하면서 침대 하나로 돌려 쓰는데, 하필 지금이 룸메 코 골며 자는 시간이다. 방에 불 켤 엄두도 못 내고 화장실 변기 뚜껑 위에 쭈그려 앉아서 와이파이 도둑질 중이다. 내 눈부신 20대 청춘이 코퀴틀람 화장실 변기통 위에서 처량하게 식어가고 있네. 내일은 제발 접시 안 깨고 욕 안 먹길 기도하며 거실 바닥으로 찌그러져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