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번 버스 맨 뒷자리, 하차 문 앞 어정쩡하게 서 있는 내 두 다리. 하차 벨을 분명히 눌렀는데 정류장에 멈춰도 야속한 뒷문은 굳게 닫혀 있는 상황이었어.
유학 생활 2년 차, 예전 같았으면 문 열어달라고 말도 못하고 다음 정거장까지 강제 드라이브 당했을 텐데 오늘은 달랐지. 단전에서부터 끌어올린 패기로 외쳤어. 땡큐 앤 백도어 플리즈.
내 하이톤 사자후가 버스 안을 울리니까 에어팟 꽂고 있던 앞자리 힙스터 오빠가 흠칫하며 돌아보더라. 기사님도 머쓱하게 쏘리 하더니 문을 촤라락 열어주셨어.
당당하게 뒷문으로 내리면서 뉴웨스트의 흐릿한 밤공기를 마시는데 체증이 싹 내려가는 기분이야. 집에 가서 우리 집 냥이한테 무용담 들려주면서 츄르나 특식으로 까줘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