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에 속아 화이트락에 얇게 입고 나온 자의 최후
쉬는 날이라 큰맘 먹고 화이트락 피어 산책 나왔는데 갈매기한테 머핀 삥뜯기고 영혼 가출했어.

햇빛이 너무 예뻐서 얇은 코트 하나 걸치고 나왔다가 바닷바람에 뺨따구 오지게 맞는 중이야. 분명 창밖은 봄날인데 기온은 6도라는 캐나다식 낚시에 또 당한 거지. 스시집 알바 6개월 차면 이 동네 날씨 눈치챌 때도 됐는데 내 학습 능력은 정말 눈물이 난다.

오들오들 떨면서 밴쿠버 바이브 내보겠다고 아이스 아메리카노까지 손에 쥐었는데 지금 손가락 감각이 없어. 벤치에 앉아서 바다 보며 청승 떨려고 산 비싼 머핀은 방금 갈매기 녀석이 눈앞에서 채갔어. 내 소중한 간식이었는데 깡패 같은 갈매기 배나 불려주러 여기까지 왔나 자괴감 들어서 너무 서러워.

집에 가면 오피스텔 보일러 빵빵하게 틀어놓고 전기장판과 한 몸이 될 거야. 겉모습만 봄이고 완전 겨울이니까 다들 속지 말고 패딩 입고 다녀.
ㅇㅇㅊㅂㄹㅂ •3112
댓글 3
갈매기들 덩치 엄청 커서 진짜 무서워요 저도 저번에 감자튀김 털렸습니다 위로를 보냅니다
ㅂㄱ •
6도에 바닷바람 맞으며 얼죽아는 선 세게 넘었지 얼른 들어가서 쌍화탕 끓여 먹어라
ㄷㅍ •
손에서 생선 냄새나서 갈매기가 동족인 줄 알고 접근했다가 빵만 들고 튄 거 아닐까요
ㅌ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