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꼬박꼬박 내는 세입자가 변기 수리 하나 받으려면 삼고초려를 해야 합니까."
1층 카페 마감하고 2층 방으로 올라가서 씻으려는데 변기 레버가 부러졌습니다. 메이플 릿지에서 5년 장사하면서 별의별 일을 다 겪었지만 이 타이밍은 예술이네요. 급한 마음에 건물주 영감님한테 문자를 보냈는데 화려하게 읽씹을 시전하셨습니다.
가만히 당할 수만은 없어서 1층 카페 와이파이 비번을 '건물주님2층변기좀고쳐주세요'로 바꿔버렸습니다. 단골들이 커피 마시러 와서 영감님 마주칠 때마다 2층 변기는 무사하냐고 안부를 묻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버티지 못한 영감님이 오늘 오후 허겁지겁 수리공을 데리고 나타나셨네요. 고장 난 지 3일 만에 새 레버가 생겼습니다. 얼굴 붉히는 영감님 표정을 보니 10년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갑니다.
새로 고친 변기 물을 내려봤는데 콸콸 쏟아지는 소리가 모차르트 교향곡보다 아름답게 들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