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기저귀 갈고 창밖을 보니까 구름만 껴있고 비는 안 오길래 피트 메도우즈 다이크로 산책을 나갔어.
육아휴직 2년차의 짬바를 믿고 호기롭게 유모차를 밀었지. 근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뼈를 때리는 3도짜리 똥바람이 불더라. 다시 차에 탈까 고민했는데 애가 이미 유모차에서 옹알이 터져서 빼도 박도 못하게 출발했어.
산책로는 어제 온 비 때문에 완전 진흙탕이었고 내 소중한 흰색 스니커즈는 순식간에 갯벌 체험 장화가 됐음. 유모차 바퀴는 진흙에 빠져서 안 굴러가고 애는 바람부니까 춥다고 울기 시작하고 진짜 환장하겠더라.
결국 10분 만에 유격훈련 하듯 애 안고 유모차 번쩍 들고 차로 도망쳐 왔음. 집에 와서 애 씻기고 신발 빠는데 현타 세게 오더라. 그냥 집에서 뽀로로나 틀어줄 걸 굳이 자연을 느끼겠다고 나댄 내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