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스티커에 흔들리는 독거 가장의 밤
할인 스티커만 보면 심장 박동수가 올라가는 짠돌이가 되었습니다. 한국에선 아내가 다 알아서 하던 장보기였는데 이제는 1센트라도 아끼려고 전단지를 정독하는 밴쿠버 1년 차 독거 가장이네요.

뉴웨스트민스터 집 구석에 혼자 앉아 가계부를 쓰다 보니 참 센치해집니다. 며칠 전 가게 매출이 좀 나와서 큰맘 먹고 립아이 소고기를 집었다가 조용히 다시 내려놓고 세일하는 냉동 닭가슴살을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가족들 앞에서는 영상통화로 캐나다 물가 별거 아니라고 허세를 부렸지만 현실은 찌개용 돼지고기 앞에서 10분을 서성이는 소심한 자영업자일 뿐입니다.

혼자 먹는 저녁 밥상에 퍽퍽한 닭가슴살을 올리니 한국에 있는 처자식 생각이 유난히 많이 납니다. 그래도 어제 중고매장에서 득템한 스웨터가 제법 따뜻해서 다행입니다. 내일은 전단지 오려둔 걸로 믹스커피나 한 박스 사 와야겠습니다.
ㅅㅅㅎㅅㅈㄴ •2107
댓글 2
원래 1년 차에는 다들 전단지 마스터가 되는 거야. 믹스커피 탈 때 눈물은 타지 말고 마셔
ㅂㅋ •
소고기 내려놓으실 때 그 마음 저도 백번 이해합니다. 그래도 스웨터 득템하셨다니 그걸로 위안 삼으시길 바랍니다
ㄷ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