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1년 차에 접어들면서 이제 운전 좀 한다고 착각했던 게 화근이었다. 밤바다 보면서 감성 좀 채우려고 아내랑 화이트락 마린 드라이브까지 시원하게 밟았거든. 잔잔한 파도 소리에 8도쯤 되는 선선한 밤공기까지 완벽했는데 문제는 주차였다.
평행 주차 공간 하나 딱 보이길래 핸들 멋지게 꺾었는데 연석에 바퀴 긁히는 소리가 밤하늘에 울려 퍼지더라. 아내 눈빛이 조수석에서 느껴지는데 등골이 싸늘해짐. 결국 넣었다 뺐다 스무 번은 반복하다가 포기하고 저 멀리 유료 주차장에 대고 걸어왔다.
밤바다 보며 걷는 내내 아내가 내 운전 실력을 안주 삼아 팩트 폭행을 날리는데 감성은 무슨. 그냥 내일 타이어 휠 복원 견적이나 알아봐야겠다. 육아휴직 수당도 얼마 안 되는데 바다 보면서 흘린 건 눈물이 아니라 피눈물인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