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즈데일 근처 오래된 우드프레임 아파트 3층, 삐걱거리는 거실 소파 위.
하루 종일 미용실에서 남의 머리카락과 씨름하다 퇴근하고 멍하니 천장을 보고 있어. 천장 한구석에 캐나다 지도 모양으로 번진 누수 얼룩이 오늘따라 더 아련하게 느껴지네.
같이 사는 룸메 녀석은 어제부터 화장실 전구 나갔다고 난리인데, 집주인 할아버지는 알겠다고 문자 하나 띡 보내고 며칠째 감감무소식이야. 2년 전 처음 노스밴 넘어올 때만 해도 렌트비 반반 내고 열심히 가위질하면 금방 내 집 마련할 줄 알았지. 현실은 화장실 전구 하나 내 맘대로 못 가는 셋방살이 신세네.
문득 창밖으로 바다 건너가는 씨버스 불빛을 보니까 기분이 참 묘해진다. 손님들 지저분한 머리는 깔끔하게 정리해 주면서, 정작 내 인생의 고장 난 부분은 당장 수리가 안 되는 기분이랄까. 내일은 달러라마 가서 전구나 사와야겠다. 어두컴컴한 화장실에서 샤워하다가 룸메랑 눈 마주치면 공포영화가 따로 없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