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먼드 3번 로드, 아직 셔터가 내려진 제 카페 앞 페이 파킹 구역 운전석 안입니다.
5분 거리 원룸에서 낡은 시빅을 끌고 와서 오픈 전까지 차 안에서 멍 때리는 게 제 낙입니다. 아내 몰래 챙겨 나온 믹스 커피를 마시며 핸들에 기대어 있으니 캐나다 생활 5년 차라는 게 새삼 실감이 나네요.
어제 퇴근길에 99번 하이웨이 진입로에서 깜빡이도 없이 훅 들어오는 픽업트럭을 만났습니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클락션을 길게 눌렀는데 덩치 큰 백인 아저씨가 창문을 내리더군요. 쫄보 본능에 영어는 하나도 안 떠오르고 한국어 쌍욕이 방언 터지듯 튀어나왔습니다. 그런데 제 찰진 발음과 살기 어린 눈빛에 기가 눌렸는지 쏘리를 외치며 도망가더라고요.
언어의 장벽을 욕설로 가뿐히 뛰어넘은 제 자신이 대견하면서도 묘하게 씁쓸해지는 아침입니다. 다들 방어 운전하시고 깜빡이는 제발 켜고 차선 변경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