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쯤 감긴 눈으로 택배 박스를 뜯다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분명히 아마존 세일 때 식비 좀 아껴보겠다고 산 내 식량용 참치캔 48개 세트인데 박스 겉면에 해맑게 웃고 있는 고양이 사진이 박혀있다.
영수증을 다시 확인해보니 참치맛 고양이 캔을 결제했더라. 어쩐지 다른 참치캔보다 유난히 싸고 평점이 좋더라니.
나 지금 룸렌트 혼자 살아서 반려동물 금지인데 내 방 한구석에 고양이 캔 48개가 탑처럼 쌓여있다.
환불하려니 리턴 배송비가 더 비싸서 그냥 내가 밥 비벼 먹을까 3초 정도 진지하게 고민했다.
버나비 로히드 근처에서 고양이 키우는 분 찾는다.
워홀 2년 차에 피 같은 생활비 날린 게 아까워서 캔 10개당 팀홀튼 커피 한 잔으로 물물교환 원한다.
오늘따라 날씨도 흐린데 방금 캔 하나 까서 냄새 맡아봤더니 생각보다 고소해서 침 고인 내 자신이 너무 수치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