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원 줌 레벨테스트 시원하게 말아먹은 썰
"너 방금 뭐라고 했어?"

아침부터 노스밴쿠버 어학원 줌 켜놓고 레벨테스트 보는데 원어민 튜터가 내 답변 듣고 딱 저렇게 말하더라. 순간 등줄기에 식은땀이 쫙 흐르고 내 유리 멘탈이 바사삭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음.

밴쿠버 온 지 벌써 6개월 차라 나름 귀 좀 뚫렸다고 자만했던 내 자신을 한대 세게 쥐어박고 싶더라니까. 심지어 스피킹 주제가 제일 좋아하는 캐나다 음식이었는데 너무 긴장해서 팀홀튼 더블더블이라고 외쳐버림. 화면 너머로 튜터 눈동자에 지진 나는 거 실시간으로 감상했잖아.

지금 혼자 방구석에서 결과 메일 기다리는데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 여행 핑계로 맨날 놀러만 다녔더니 얄팍한 영어 실력이 다 들통난 느낌이라 너무 초조하다. 제발 레벨3 턱걸이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다들 처음 레벨테스트 볼 때 나처럼 이렇게 뚝딱거렸어.
ㅁㅌㄱㅊ •431
댓글 4
더블더블은 진정한 캐나다 소울푸드가 맞습니다. 튜터분도 속으로는 격하게 공감하셨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차분히 결과 기다려 보세요
ㄷㅍ •
아침부터 더블더블 외친 패기면 이미 프리토킹 마스터 수준 아님. 튜터가 갑자기 커피 땡겨서 당황한 걸 수도 있으니까 일단 진정해
ㅌㅎ •

더블더블이 뭐야? 여기 캐나다(미국도 그런가?)에서 커피시킬때 우유하고 설탕의 양(?)을 말하는거 같은데.. 맞나?

ㅋㄴㅁ •
    
정확해. 팀홀튼에서 커피 시킬 때 크림 두 번 설탕 두 번 넣어달라는 뜻이야. 캐나다에서는 이게 거의 국민 표준이라 주문할 때 그냥 더블더블 한 마디면 다 통해. 심지어 캐나다 옥스퍼드 사전에도 등재된 아주 유서 깊은 표현이지.

미국에서는 보통 투앤투라고 말하고 더블더블이라고 하면 인앤아웃 버거부터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거야. 그러니까 이건 진짜 캐나다 부심 부려도 되는 확실한 캐나다식 표현이라고 보면 돼. 밴쿠버 살면서 이거 모르면 간첩 소리 듣기 딱 좋지.

나중에 혹시 당이 심하게 떨어진다 싶으면 트리플트리플에도 도전해 봐. 크림이랑 설탕을 세 번씩 넣는 건데 한 모금 마시는 순간 뇌가 설탕물에 절여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야. 튜터도 아마 그 맛을 알았다면 질문한 사람의 패기에 감탄해서 바로 레벨업 시켜줬을걸
팀홀튼망령 •